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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 산업혁명, 팬데믹시대 마스크 속 숨겨진 인간의 욕망

by 모오오어 2020.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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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 11일 질병관리본부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의 세상은 이제 다시 오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바야흐로 BC(Before Corona) 시대의 종지부를 찍는 순간이었다. 생활 방역, 언택트(비대면)가 일상의 당연한 일부가 되고, 우리가 알던 모든 삶의 방식부터 산업 구조까지 통째로 바뀔 포스트 코로나 시대.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이 새로운 세상을 앞두고 전 세계 모든 마케터들은 지금 같은 고민으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의 소비자는 과연 어떻게 변할 것인가?

 

 

 

이는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욕망’에서 출발해야 한다

 

욕망 보존의 법칙

중학교 과학 시간에 배운 ‘에너지 총량의 법칙’에 따르면,

에너지는 외부 자극에 따라 그 형태가 변할 뿐 총량은 변하지 않는다.

인간의 욕망도 마찬가지다.

외식, 여행, 문화 생활 등 소비 행동을 통해 추구하던 모든 욕망은 잠시 억눌려 있을 뿐 결코 줄어들거나 소멸되지 않는다. 오히려 다른 형태로 더욱 강력하게 표출되기 마련이다. 

해외 여행이 막힌 소비자들은 이제 국내 여행으로 눈을 돌리거나, 백화점 명품관으로 향하고 있다. 헬스장, 필라테스 등 실내 체육 시설의 운영이 모두 중단된 사이 야외 골프장, 낚시장은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한 곳에서 막힌 욕망이 다른 곳으로 이동한 것이다.

 

 

▲ 골프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인식과 해외 여행을 가지 못한 골퍼들이
국내 골프장으로 몰리면서 전국 골프 클럽들이 때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

 

 

거꾸로 선 욕망의 피라미드

코로나 확산 조짐이 본격화되자 마스크는 ‘금스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가장 귀한 물건으로 등극했다.

전례 없는 생존 위협 속에서 사람들은 생필품을 사재기하고, 화장지를 사기 위해 마트에서 싸우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미국에서는 총기류 판매량이 전년 대비 68%나 증가했다. 생존과 안전에 대한 가장 일차적인 욕구가 인간의 최상위 욕구로 떠오르는, 이른바 ‘역(逆)매슬로우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그에 따라 소위 자아 실현을 위한 비즈니스에 속하는 럭셔리, 패션, 스포츠 브랜드들은 명품백 대신 손 소독제를, 의류 대신 방호복을 생산하는 비즈니스로 급전환했다. 

 

평범한 일상의 불안정화는 그렇게 사람들이 가진 가치의 우선순위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 캘리포니아의 한 총기상 앞에 줄 서 있는 사람들. 미국에서는 생존 도구로
평가받는 총기류가 3월 한 달간 전년 대비 110만 건이나 증가했다.

▲ 프랑스 명품 업체 LVMH는 향수 생산 라인에서 10만 병이 넘는
손 소독제를 만들어 정부에 전달했다. ⓒ LVMH 인스타그램

 

 

 

방탄소비단

코로나는 위생과 안전을 구매 시 최우선 고려 사항으로 올려놓았다. 소비자들은 앞으로 자아 실현이란 상위 욕구를 추구할 때도 방탄 조끼로 무장하는 ‘방탄 소비단’의 면모를 보이며 모든 소비 활동에 있어서 생명과 안전에 대해서 이전과는 다른 가중치를 부여할 것이다.

여행, 패션, 럭셔리 등의 산업은 기저에 깔린 소비자의 하위 욕구를 어떻게 반영해 나갈까?

에어비앤비에서 숙소를 홍보하는 사람이라면 ‘얼마나 방역을 철저하게 했는가’가 매력적인 홍보 수단이 될 테고, 새로 출시되는 자동차는 이제 디자인과 성능만큼 차량 내부의 공기 순환 능력을 내세울 수도 있다.

 

▲에어비앤비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청결과 위생을 위한 강화 기준이 담긴
‘청결 강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 news.airbnb.com

 

 

잊고자 하는 욕망 레드썬

사회적 거리 두기로 외출이 제한되고, 연일 뉴스로 확진자와 사망자 소식을 들어야 하는 상황.

더 우울한 것은 이러한 생활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점이다. 불안이 일상이 된 시대,

‘코로나 블루’를 견디기 위해 네덜란드와 미국의 일부 주에서는 고강도 셧다운 속에서도 마리화나를 필수 업종으로 지정하고 판매를 허용하고 있다.

술, 마약과 같은 죄악재를 ‘생존재’로 국가가 인정해 주는 아이러니한 상황은 그만큼 환각, 망각이 인간의 생존 방편이기 때문이다. 불안과 우울함으로부터 벗어나는 가장 쉬운 방법은 현실을 ‘레드썬’ 하며 잠시라도 잊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지금 술, 마약, 게임 같은 합법적인 금기부터 400번 저어 만드는 달고나 커피와 같이 시간 때우기 행위에 탐닉한다.

현실을 망각하고 무엇이든 빠져들 거리를 찾는 사람들에겐 지금 그 어느 때보다 강렬한 자극과 몰입이 필요하다. 입 안이 얼얼한 MSG 폭탄 같은 맛의 음식일 수도 있고, <부부의 세계>나 <킹덤>처럼 완전히 사로잡는 콘텐츠일 수도 있다.

 

자극적일수록, 감각적일수록, 그래서 중독적일수록, 소비자는 더욱 열광할 것이다.

 

▲ 네덜란드에서 대마초를 사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

 

▲ 400번을 저어 만드는 달고나 커피 관련 콘텐츠는 SNS상에서 22만여 건이 업로드되며
뉴욕타임스, BBC 등을 통해 전 세계에 소개됐다.

 

 

 

5차 산업혁명의 도래

 

전문가들은 코로나로 인해 4차 산업 혁명이 예상보다 앞당겨지고, 새로운 산업 혁명이 도래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4차 산업 혁명과 5차 산업 혁명의 차이는 무엇일까?

4차 산업 혁명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더 편리하고, 빠르고, 새로움을 추구하는 혁신이었다.

 

그러나 

코로나는 그렇게 한 방향으로만 달려가던 인류에게 제동을 걸고,

인간의 삶에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반문하게 만들었다. 

 

결국

5차 산업 혁명은 우리가 잠시 잊고 있던 인간 본연의 생존과 욕망을 위해 가장 혁신적인 기술이 쓰이는

‘가장 인간적인 혁신’의 시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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