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노멀
지난 5월 5일, 45일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되고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되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코로나의 위협이 도사리고 있으며, 전 세계의 상황은 심각하죠. 이로 인하여 BC(Before Corona:코로나 전)와 AC(After Corona:코로나 후)의 삶이 전례 없이 변화할 것이란 의견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른바 ’뉴노멀(New Normal:새로운 가치)’ 시대가 찾아오는 것이죠. 앞으로 소비와 생산을 비롯한 많은 사회·경제 활동들은 ‘비대면’적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합니다. 집에서 모든 것을 소비하고 무인화가 가속되게 되죠. 전통적인 대면 서비스들은 쇠퇴하면서 비대면 인프라 구축을 위한 IT산업과 개인화 서비스가 그 자리를 메우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 홈코노미
통계청의 장래가구추계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 가구는 2019년 29.8%에서 2025년 32.3%로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1인 가구의 증가와 더불어 코로나19 사태는 업무, 교육, 쇼핑 등 모든 생활을 집에서 해결할 수 있는 ‘홈코노미(Home+Economy)’ 트렌드를 확산시켰죠.
홈코노미 트렌드로 인해 영화 및 음악 스트리밍 등의 여가 산업과 게임, 가전 렌탈, 출장 청소 등의 홈케어 산업이 주요 소비 동향으로 발전할 전망입니다.
| 규제샌드박스
가속화되는 비대면 인프라 구축을 위한 IT 산업의 중심엔 ‘규제 샌드박스’가 있습니다. 규제 샌드박스란 아이들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모래놀이터(Sandbox)에서 유래한 것으로, 신기술과 신서비스의 원활한 시장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규제를 완화해 주는 제도입니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도입하면서 신산업·신기술에 대해 선허용 - 후규제 방식으로 규제 체계를 전환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규제 샌드박스 신청을 하려면 정보통신산업진흥원(ICT), 산업기술진흥원(산업), 핀테크지원센터(금융), 산업기술진흥원·중소기업연구원(지역)을 찾아야 했는데요. 5월부터는 규제 샌드박스 지원센터를 정식으로 출범하게 되면서 공공기관에서만 운영되던 규제 샌드박스 지원 기능을 민간 영역으로 확대하게 되었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 규제 샌드박스 제도는 신기술 개발의 본격적인 가속화를 이끌 것으로 보입니다.
| 데이터 댐 (data dam)
데이터 댐은 한국판 뉴딜(New Deal) 중 하나인 디지털 뉴딜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로 고안된 개념이다. 각종 데이터가 모여 결합·가공되는 유무형의 공간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6월18일 강원도 춘천시에 위치한 데이터·AI 전문기업 ‘더존비즈온’의 강촌캠퍼스를 방문해 데이터 활용을 최대한 활성화하기 위한 데이터 댐에 대해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데이터를 수집해 이를 다용도로 활용한다면 관련 산업이 생성되면서 한국판 뉴딜의 핵심인 ‘일자리 창출’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경제를 살리면서 앞으로 디지털 경제의 기반을 만들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국이 선도형 경제로 나아갈 수 있는 기반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세계 대공황 당시 프랭클린 루즈벨트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뉴딜 정책 중 ‘후버 댐’과 연계해 데이터 댐을 설명했다. 물을 가둬 전력을 생산하는 댐의 물이 수문을 통해 내려 보내지면 물은 발전에 사용되기도 하고 농업용수나 공업용수 또는 식수로 사용되는 것처럼 데이터 댐 역시 온 온프라인에 산재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데이터의 성격을 규정하는 데서 다량의 고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댐에서 방류된 물이 전력을 생산하듯이 데이터 댐의 데이터는 디지털 정부, 자율자동차 등 혁신성장의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 테크래시 (tech-lash)
테크래시는 IT 기업이 성장하면서 급변하는 사회에 대한 대중의 반발을 설명하기 위해 ‘기술(tech)’과 ‘역풍(backlash)’을 합해 만든 합성어다. IT 기업의 성장으로 일생활이 편리해졌지만 이로 인해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이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생긴 용어다. 예를 들어 구글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넷플리스 등 미국의 IT 기업들은 빠른 성장을 거듭하면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본사가 있는 지역의 집값 폭등, 개인 정보 유출에 따른 사생활 침해 등의 상황으로 피해를 보는 이들도 생겨났다.
눈부신 산업의 발전 뒤에 숨은 어두운 그림자는 빈부격차를 낳았다. IT 기업들이 임직원들에게 고액 연봉을 지급하면서 지역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고 기존 주민들은 급격하게 상승한 집값을 감당할 수 없어 다른 지역으로 이사하거나 노숙자로 전락하는 일이 발생했다.
| 가취관
가취관이란 ‘가벼운 취향 위주의 관계’의 줄임말로, 의무감 없이 가벼운 취향 위주의 관계를 맺는 것을 말한다. 취향대로 모이는 가벼운 만남을 선호하는 밀레니얼·Z세대의 관계를 설명하는 신조어다. 이들은 의무가 따르는 공동체보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우선 보장받을 수 있는 느슨한 모임을 추구한다. 부담 없이 만나고 쉽게 헤어지는 관계를 선호해 굳이 맞지 않은 사람과 만나 의견을 조율하고 맞추며 불편한 시간을 보낼 바에야 취향만 맞으면 가볍게 만나고 의견을 나누는 관계를 맺는 것이다.
최근 동호회·직장에서 형식적으로 맺어진 인간관계에 염증을 느낀 이들이 자발적 고독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가운데 ‘가취관’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고립을 피하면서도 각자 취향대로 가벼운 모임을 중심으로 모이고 있다. 하루짜리 강좌(원데이 클래스)나 단기 체험 모임이 부쩍 늘어난 이유다. 가취관이라는 신조어가 관계를 빌미로 자기결정권이 무시당하거나 공동체 결속을 위해 배려를 강요당하는 관계가 거부되는 시대를 대변하고 있다.
| 나포츠
나포츠는 밤(night)과 스포츠(sports)의 합성어로 저녁에 걷기, 달리기, 맨손체조, 사이클 등 다양한 운동을 즐기는 것을 말한다. 나포츠족은 회사 일만큼 개인 생활을 중시하는 직장인들이 퇴근 후 건강과 여가를 위해 시간을 보내면서 증가했다. 특히 주52시간제 시행과 함께 자기계발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외출과 야외활동을 삼가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전 세계 곳곳에서 발코니 나포츠로 건강을 챙기는 이들이 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전국 이동제한령을 발동한 프랑스에서는 갑작스럽게 칩거를 하게 된 사람들이 답답한 일상을 보내던 중 몇몇 사람들이 밤중에 발코니에서 운동을 시작한 것을 계기로 집단체조를 하는 문화가 생기기도 했다.
| 인스피리언스족 (insperience族)
인스피리언스족은 집안이나 개인생활 공간을 다양한 용도로 꾸며 자신만의 삶을 즐기는 사람을 일컫는다. 육체적·정신적 건강의 조화를 통해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을 추구하는 웰빙족, 고소득이나 빠른 승진보다는 저소득일지라도 여유 있는 직장생활을 즐기면서 삶의 만족을 찾는 다운시프트족과 비슷하지만 개인적이고 폐쇄적이라는 점에서는 이들과 구분된다.
인스피리언스족은 정보통신기술(ICT)발전과 개인주의 트렌드 변화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기술의 발달로 가정에서도 영화관처럼 홈시어터로 생생하게 영화를 즐길 수 있고, 집안에 자신만을 위한 다양한 장치와 시설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이들은 집안에 헬스기구는 물론 와인냉장고, 바(BAR) 등을 갖추고 개인 시간을 즐긴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집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인스피리언스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가전, 인테리어는 물론 홈트레이닝처럼 전문가들이 직접 방문해 제공하는 개인 서비스들도 늘어나고 있다.
| 메디치 효과 (Medici effect)
메디치 효과는 서로 관련이 없을 것 같은 이질적인 아이디어와 지식이 결합해 혁신이 일어나는 현상을 일컫는 경영학 용어다. 15C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 피렌체의 유력 가문인 메디치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메디치 가문은 예술가, 철학자, 과학자, 상인 등 여러 방면의 다양한 전문가들을 후원했는데 이들의 자연스러운 교류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며 르네상스 시대를 맞이했다.
최근 기업에서는 이질적인 부서 간에 협업하거나 통합해 기존의 틀을 깨는 새로운 개념의 제품이나 아이디어를 창출해내며 메디치 효과를 도모하는 경향이 활발해지고 있다. 일례로 가전제품과 패션 브랜드의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 서로 이질적인 두 개 이상의 브랜드가 종합적으로 협력하는 마케팅)을 들 수 있다. 삼성전자는 최신 폴더블폰 갤럭시Z플립에 미국 명품 패션 브랜드인 톰브라운과 협업한 한정판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Z플립 톰브라운 에디션은 297만 원의 고가가 책정됐지만 출시 수 시간 만에 완판됐다.
| 극딜
극딜은 한계를 뜻하는 한자어 극(極)과 게임용어 데미지 딜링(Damage Dealing)의 합성어로 상대에게 큰 피해를 주기 위해 힘껏 공격하는 행위, 또는 그러한 공격 자체를 일컫는 신조어다. 북미권에서는 핵폭발처럼 어마어마한 데미지를 한 번에 쏟아 붓는 뜻으로 누킹(Nuking)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게임에서 상대편에게 데미지를 가하는 행위를 데미지 딜링 혹은 딜링이라고 표현하는데, 극딜은 모든 수단을 다해 상대편에게 일순간 최대한의 피해를 가할 필요가 있을 때 자주 사용한다.
최근에는 극딜이 반드시 게임상이 아니더라도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용어가 됐다. 가령 온라인으로 설전을 벌이다가 어떠한 사람이 상대방에게 신랄하게 공격을 퍼부어 큰 피해를 입혔다면 “극딜을 날렸다”고 표현하는 식이다.
| 음압병실 (陰壓病牀)
음압병실이란 병실 내부의 기압차를 이용해 병원 내부의 공기가 외부로 퍼지는 것을 차단하는 특수 격리 병실을 말한다. 음압병실은 공기가 고기압에서 저기압으로 이동하는 성질을 이용해 바깥보다 기압이 낮은 음압병실의 오염된 공기는 바깥으로 유출되지 않으며, 깨끗한 외부 공기만 유입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특징으로 음압병실은 대개 호흡기 감염병 환자의 격리를 위해 조성된다.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하면서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 음압병실이 꽉 차 더 이상 수용할 수 없게 되자 각 시·군은 격리병상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정부는 3월 4일 추가경정예산(추경)을 발표하면서 국가지정 입원치료 병상에 음압병실을 추가로 확충하기로 결정했다.
| 디커플링 (decoupling)
디커플링이란 한 나라 또는 일정 국가의 경제가 인접한 다른 국가나 보편적인 세계 경제의 흐름과는 달리 독자적인 경제 흐름을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넓게는 경제 분야에서 사용되며 좁게는 환율, 주가 등의 움직임을 설명하는 데도 자주 사용된다.
대표적인 디커플링 사례로 2008년 금융위기가 있다. 당시 미국의 라먼 브러더스사가 파산하고 유럽이 금융위기에 처했을 때, 전 세계 전문가들 대부분은 상대적으로 경제 및 금융구조가 취약한 아시아권 경제의 동반 침체와 불황을 예측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신흥국가들, 특히 중국의 경제성장세는 미국과 유럽의 금융위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높은 수치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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